새해를 맞으며..

나의 인생에 있어 특별히 기억되는 새해를
떠올려 본다.
1988년 새해...
대학생이 되었던 해이며 1988년 올림픽이 있었다.
알바중에 티비를 훔쳐보며 뭉클해 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애국심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슴벅찬 눈물을 훔치며 일했다는....
1993년 새해...
한 학기 휴학을 하고 나름 열심을 내어 하반기 졸업을
하고 전공 관련 직장에 취업을 한 해이다.
참 열심히 일했던 기억이 난다.
1995년 새해....
우리 나이 때에 빠른 것은 아니었지만 내 생각 보다는
빠른 나이에 결혼을 생각했던 해이다.
난 결국 이해 만우절 다음날에 결혼식을 올렸다.
1997년 새해...
우리 아들을 어린이날 다음 날인 5월6일에
태중이 아닌 이 세상에서 만났던 해이다.
지금 생각해도 벅차고 감사가 넘치는 날이였다.
1998년 새해....
IMF로 힘들었지만,
감사하게도 첫째 아들에 이어 나를 꼭 닮은 딸을 가을에 만난 해이다. 연년생인걸 알고 얼마나
순한 아이를 주셨는지 지금도 감사할뿐이다.
1999년 새해...
생각보다 어렵게 연년생의 육아를 초보 엄마인
내가 벅차게 해내던 시절이였다.
갓 돌을 지난 딸아이가 심한 열경기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사망할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무릎끓고 기도했던 시간들..
그 힘든 시간들을 잘 이겨내고 우리 딸이 웃으며
퇴원했던 감사한 해이다.
2002년 새해....
아무것도 기억 나지 않는다.
다만 내 귀에 울리는
오 필승 코리아!!
월드컵!!!
2005년 새해....
남편의 일이 힘들어지면서 신용불량자가 되고
신용회생이라는걸 하면서 경제적으로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새 보금자리인 양산으로
이사와서 하루만에 맞이한 해였다.
절로 '감사합니다'가 나오는 해였다.
2014년 새해....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고 내가 다시 취업을 한 해이다. 1월에 취업을 해서 작년까지 워킹맘의 생활을 했다. 나에게도 우리 가정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린 해였다.
2015년 새해...
남편을 설득해 집을 늘려서 이사했던 해이다.
결국 동의해주었던 남편에게 아직도 감사하고 있다.
2020년 새해....
아이들의 희망사항이었던 강아지 입양..
결혼전 강아지를 키우며 무지개 다리를 건너 보내는 슬픔을 알기에 절대 하지 말아야지 했다.
그런데 우연찮게 짱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던 해이다. 지금은 짱이가 없는 우리가족은
생각할 수 없다.
2021년 새해.....
나름 원하는 대학을 간 아들이 군대를 다녀오고, 해외연수를 다녀온 딸이 나란히 대학 졸업반이 된 해였다. 부족하지만 외지에 있는 아이들의 생활비와 학비를 마지막 학기까지 지원해 줄수 있어서
뿌듯했던 해였다.
그리고 남편의 반대에도 고집을 피워서
1가구 2주택자가 되었던 해이기도 하고 직장을 퇴사해 다시 전업주부가 된 해이기도 하다.
2022년 새해....
올 봄에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식을 하게 된다. 드디어 아이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를 퇴사한 내가 노트에만 쓰던 감사일기를
블로그라는 장소에 계속 써보기로 약속한 해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어진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다. 그럼에도 올 해도 감사제목이 넘치는
한 해가 될것을 알기에 미리 감사를 한다.
더 많은 기억들이 54세가 된 나에게 떠오른다.
평생 살아 계실거 같은 아버지께서 하늘나라로
가셨고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할
줄 알았던 내가 두번의 유산의 아픔도 겪었다.
그리고 채무자가 되어 전화벨이 울리는 것을
두려워했던 시간도 지나갔다.
돌아보면 그래도 감사할 일이 너무 많았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일일이 기록하기에도 버거운 행복한 순간들...
학생의 때를 지나 직장인의 시기를 보내고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는 시간들 하나하나가
너무나 감사하다.
눈을 맞추고 웃어주었던 우리 아기들,
글을 깨치고 삐뚤삐뚤 사랑한다고 써주던 아이들..
이제는 어른이 되어 엄마를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녀석들이 있음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사랑해서 함께 있고 싶어서, 잘 살아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결혼을 했지만 삐꺽대며 미운정,
고운정으로 함께 하는 남편이 내 곁에 있음에도
감사하다.
올 한해라는 예쁜 기차가 이제 막 출발했어요
2023년이라는 역에 도착할때까지 행복한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1년이라는, 52개의 주말을
잘 여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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